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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천 번의 홀드를 하는 영웅: 인류 공통의 몸싸움 유산에 대한 탐구

  • 조회수
    1170
  • 작성일
    2019-04-11
  • 첨부

- Ruadhán MacFadden

 

처음에는 단순히 이러한 수련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이 행해지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자 민속 레슬링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Grappling Around the World(전 세계의 몸싸움)”는 총 여섯 개의 대륙에서 행해지는 74개의 수련을 지도로 나타낸 것이다.

 

일본의 종합격투기 선수 스도 겐키는 시합 전 수십개의 국기와 우리는 모두 하나다(WE ARE ALL ONE)”라는 슬로건이 선명하게 새겨진 하나의 배너를 들고 링으로 걸어 들어가곤 했다. 물론 지리적 그리고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인류는 셀 수 없이 다양한 모습과 특징/특색을 띠고 있지만, 신념이나 피부색을 불문하고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특정 경험을 한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때때로 다 함께 모여 재미로 또는 명예를 얻기 위해 서로를 바닥으로 내팽겨치고자 하는 집단적 성향이다. 이집트에서부터 호주에 이르기까지 고대문화의 예술작품 속에서 의례적인 레슬링 시합이 묘사된 장면은 흔히 볼 수 있고, 유인원들끼리 모의 전투를 하는 유사한 장면은 이러한 성향이 우리의 먼 과거에 깊이 뿌리내린 진정으로 원시적인 활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몇몇 학자들은 여러 인간사회에 걸쳐 레슬링이 넓고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레슬링을 언어와 비교했다. 더 자세히 말하면, 나의 선천적인 직감으로는, 레슬링은 그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있다. 몽고인과 독일인을 한 방에 넣고 대화를 나누라고 하면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둘을 원으로 둘러싸고 서로 레슬링을 하도록 시키면, 이들은 서로를 매우 분명하게 이해할 것이다. 전 역사에 걸쳐 멀리 떨어진 코카서스 계곡에서부터 태풍이 휘몰아치는 파타고니아 해변, 그리고 인도네시아 우림의 얼룩진 빈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역에서 몸싸움 수련인 민속 레슬링이 행해졌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지역색과 다른 방식을 띠었지만, 핵심기술, 전술 그리고 목표는 대부분 같았다.

 

2018년 하반기에 나는 민속 레슬링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단순히 이러한 수련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이 행해지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Grappling Around the World, 전 세계의 몸싸움는 총 여섯 개의 대륙에서 행해지는 74개의 서로 다른 형태의 수련을 지도로 나타낸 것이다.

 

이 지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행해지는 민속 레슬링의 모든 형태를 하나의 종합적인 목록으로 작성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미완성이 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어떤 수련이 여전히 어디서 행해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 형태는 너무 작고 눈에 보이지 않아서 어느 도서관에도 그 기록이 남아있지 않을 수 있다. 또 어떤 형태는 공식적으로는 사라진 것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어딘가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여전히 행해지고 있을 수도 있다. 또 물론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 어떤 정해진 규칙이나 합의된 이름 없이 그저 즉흥적으로 레슬링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 천년에 걸쳐, 외로운 캠프파이어 주위에서 영감이 순간적으로 떠올라 즉석에서 규칙을 만들어 낸 것이어서 이름조차 없고, 그 캠프파이어의 불씨가 꺼지고 사람들의 무리가 아침 햇살 속으로 사라진 순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몸싸움의 형태도 분명히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지도상에 공백이 많다는 것은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도가 적어도 사람들에게 아주 다양한 배경과 문화에 걸쳐 행해지는 인간 활동으로서의 레슬링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지도를 만들면서 나는 점점 이 지도에 나열된 다양한 형태에 대해 나 스스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레슬링을 했던 사람들과 문화에 대해서도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자세히 조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레슬링 형태 자체의 규칙과 목표뿐 아니라 그 특정 인류의 역사, 언어, 문화, 스토리, 노래, 전투, 신념, 슬픔, 승리, 그리고 때로는 궁극적인 운명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연구하고자 했다. 지도는 그 정도로 심도 깊은 사항을 담기에는 최적의 수단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매체인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로 아일랜드 민속 레슬링(Irish Collar and Elbow)에 대해 다루었다. Irish Collar and Elbow는 슬프게도 더 이상 존재하지는 않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나에게는 고향과도 같았다. 그 다음으로는  티에라 델 푸에고의 야간족(Yaghan of Tierra del Fuego) 대해 다루었는데, 이 사람들은 지리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이들의 언어는 지구상 그 어떤 것과도 관련성이 없었지만, 그들의 레슬링 형태는 우리에게 확연히 친숙한 것이었다. 나는 최근 몇 주에 걸쳐 동남아시아를 여행하고 이제 막 돌아왔기 때문에, 다음 에피소드로는 베트남의 Đấu Vật(더우 벗 씨름), 특히 음력 설날을 기념하는 Tết() 축제에 대해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앞으로 크고 넓은 몸싸움의 세계를 모두 탐구해볼 수 있기를 손꼽아 기대해본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은 홈페이지인스타그램에서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다.

 

 

 ※ 해당 글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