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구독하기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는 분기별로 발행되는 「ICM News」를 통해 센터소식, 무예에 관한 전문가 및 청소년 기고문, 연관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구독신청을 통해 센터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제목 [Voices of Youth] 평화의 투사가 되기 위해 고정 관념과 맞서 싸우기

  • 조회수
    1066
  • 작성일
    2020-03-12
  • 첨부

Photo by @camssanabria, 해당 사진은 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 Romee Giri

여덟 살 무렵 태권도 코치이자 네팔 국내 심판이었던 이모부가 태권도의 세계로 나를 이끌면서 내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어린 여자아이가 태권도를 시작하는 것은 우리 동네에서 당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네팔에서 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었기에 20년 전 당시 분위기에서는 용인될 수 없는 일이었다. 사회에서 여자는 기본적으로 가사를 돌보는 데에 매진해야 하고 스포츠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검은 띠로 상징되는 태권도 1단 단증을 취득한 후 부모님은 여자가 그만하면 충분하다며 태권도를 그만두고 학업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여자의 일은 자고로 가사를 돌보는 일이니 운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태권도를 그만두게 된 후 나는 일 년 동안 부모님을 설득했다. 여자 또한 스포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스포츠는 학업과 커리어에 누가 되지 않는다고 거듭 설명했다. 오히려 운동을 통해 강인해지고 규율을 배울 수 있으며 다재다능해질 수 있다고 한참 설득한 후에야 태권도 훈련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복과 운동화 차림이 가장 편안했던 나는 이미 동네에서 매우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남자처럼 옷을 입고 다니고, 운동에 빠져 산다며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했지만 나는 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보다 나의 취미이자 운동인 태권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유엔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United Nations Office on Sport for Development and Peace)에서 주관하는 유스리더십프로그램(Youth Leadership Program)에 지원하여 좋은 점수로 합격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2016년 리우 올림픽 성화 행사 때, 유엔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프로그램에서 네팔을 대표하여 연설하기도 했다.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 네팔태권도협회(Nepal Taekwondo Association), 네팔올림픽위원회(Nepal Olympic Committee)라는 세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네팔에서 역사적인 일이었다.

 

네팔이 지진으로 폐허가 되었을 때 세계태권도연맹과 태권도박애재단(Taekwondo Humanitarian Foundation)의 지원 및 인도주의적 사업을 직접 보게 됐고 이후 무예를 통한 평화의 투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네팔에서 여자 운동선수로 활동하며 겪은 어려움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그리고 운동은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며 운동을 통해 청소년은 리더십, 헌신, 열정, 지성, 전략 수립 능력, 빠른 사고력 등을 배양할 수 있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 배울 수 있다고 유스리더십프로그램에서 배운 대로 설명했다.

 

 

태권도를 하면서 얻은 특별한 기회들을 통해 나는 성숙해졌고 삶에 대한 관점을 바꿀 수 있었다. 네팔 사람들은 이제 나를 청소년의 우상이자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아 스포츠를 더 공부하기로 했다. 네팔에서 태권도를 학문으로써 발전시키는 동시에 창의적인 스포츠 리더가 되어 훗날 네팔 정부를 도와 청소년을 육성하고 싶다.

 

태권도를 시작한 지 18년이 된 지금 태권도는 이제 나와 내 가족 삶의 일부가 되었다. 사람들에게 스포츠의 힘을 보여주고 알리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운동하며 신뢰를 쌓는 것을 보면 행복하다. 스포츠는 누군가의 취미이기도 하고 커리어이기도 하다. 성별, 나이, 민족에 관계없이 누구나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모두를 위한 스포츠와 무예(Sports and Martial Arts for All)’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투사가 될 준비가 되었다.

 

로미 기리(26)는 태권도 4단 유단자로 평화와 발전을 위한 네팔 스포츠청년(Nepalese Sports Youth for Development and Peace) 기관을 설립하였다. 세계태권도연맹 아시아 지부(World Taekwondo Asian Continental Union)에서는 세계 태권도 진흥 프로그램(World Taekwondo Cares Program), 네팔 여성 역량 강화 프로그램(Women Empowerment Program for Nepal), 스리랑카 챔피언을 향한 길(the Road to champion for Sri Lanka) 다양한 프로젝트에 인턴으로 참여하였다. 현재 로미 기리는 서울대학교 드림투게더 프로그램을 통해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 본 글은 센터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