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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무예로 찾은 삶의 방식

  • 조회수
    767
  • 작성일
    2020-06-04
  • 첨부

해당 사진은 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C)Ashima Pargal


Hannah Xu


어린 시절, TV에 뮬란(Mulan) 같은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면 너무 경이로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무예를 수련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인물들이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여자인 내 성격이 공격적이고 거칠어질 수 있다며 무예 수련을 반대하셨다.


결국 고등학교 졸업 후에서야 생애 첫 태권도 수업을 듣게 됐다. 수련생들 중 나이가 가장 많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매트 위에서 첫 펀치를 날리는 순간, 태권도가 나의 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순간이 바로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매일 수련을 하면서 나는 활기를 찾았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신체적으로는 체중이 줄고 근력이 붙었으며 자세가 개선되었다. 정신적으로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여덟 살 무렵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 그 이후 나는 약점을 숨기기 위해 강하고 단단한 사람인척 하며 가면을 쓰고 다녔다. 내면을 숨기고 다른 사람처럼 가장하는 일은 매우 소모적이고 진 빠지는 행위였다.


무예를 통해 내면을 단련하기 시작한 후 나는 더 이상 가면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인을 대할 때는 차분하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이자, 내적으로는 자신감 있고 강인하며 통찰력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태권도 수련을 시작한 후, 대학생활부터, 첫 사회생활, 사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까지 이 같은 삶의 방식을 견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2017년, 태권도 검은띠를 취득하고 일년 뒤부터는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내가 태권도를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자, 태권도를 통해 사회에 무언가 환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2018년, 영국 BBC 보도를 통해 의료종사자 중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430 명의 의사가 업무 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를 계기로 2019년,  ‘정신 건강을 위한 360 발차기(360 Kick 4 Mental Health)’ 프로젝트를 시작해 영국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업을 진행했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진들이 스트레스 없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러면 의사들이 아픈 사람들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결국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회계사, IT 전문가, 변호사 등 업무 압박이 심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일이다. 전문직 종사자로서 해당 분야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집중력과 맑은 정신 상태가 필수라는 이해를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일을 할 때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다수가 COVID-19 영향으로 자가격리를 실시한 2020년 3월부터는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내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람들을 돕고 싶어,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리고 있다.


‘무예를 하는 여성’ 이라는 어린 시절 꿈을 돌이켜 보니, 결국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자극을 주는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태권도 수련을 통해 나는 건강과 자신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받았던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지역사회에 변화를 만들어 내는 기회까지 얻었다.


나이가 들면서 무예를 수련하는 방식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무예를 수련하며 우리가, 자신과 타인을 돕는 고도로 단련된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는 점은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예로 찾은 내 삶의 방식이다!

 


참조문헌

 Hemmings, C. (2018). Doctors’ mental health at tipping point, https://www.bbc.co.uk/news/health-45356349, (2020528일 조회)

 


필자 Hannah Xu는 태권도 2단 유단자로 영국 태권도(British Taekwondo) 공인 지도자이자 ‘정신 건강을 위한 360 발차기’의 설립자다. 의료진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직 종사자 및 사업가들에게 태권도 및 명상을 가르치고 있다. 무예를 통해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Hannah Xu의 숙원 작업이다.


 

 해당 글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