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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ices of Youth]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때 자신을 믿는 단 한 사람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 조회수
    696
  • 작성일
    2021-09-09
  • 첨부

야생 곰을 닮은 Varaha Vadivu를 선보이는 작가의 모습

Kajal Srivastava


인도 델리에 거주하는 28세 청년이다. 생후 9개월부터 춤을 췄으며, 현재 구루칼 신토 매슈의 지도하에 인도 무예인 칼라리파야트를 수련하며 나름의 인생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칼라리파야트 수련과 교육을 전업으로 하며 타바시 무브먼트(TAVASI Movement)’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단체에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 인도 정통무예를 전파함으로써 탁월한 정신력과 평정심, 자존감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바라는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얻는 데 있어 무예가 갖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한다.

이메일: kalariishoorgirl@gmail.com / 인스타그램: @kalariishoorgirl웹사이트: www.tavasimovement.org



어린 시절 나는 춤추기를 좋아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창의적인 활동에 열중하던 쾌활한 아이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평범한 인도 가정에는 어울리지 않는 문제아였다. 교육제도에 순순히 따르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여자아이로서 기존의 관습을 대부분 어김으로써 사회에서 통하는 특정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통상적인 이해를 거슬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집안의 실패작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점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어 자신감 없고 자존감 낮은 사람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나는 용기를 그러모아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찾아 나섰지만 실망스럽게도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의지력이 강했던 탓에(그때만 해도 스스로 인지하지는 못했다) 내 시도는 처음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고, 언젠가 경찰 시험에 합격하면 나를 둘러싼 온갖 잡음과 비판도 사그라질 거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또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웬걸, 실망스럽게도 나는 연거푸 시험에 불합격했다. 정확히 말하면 7년 연속으로 실패했다. 죽기 살기로 이 목표에 매달렸는데도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체중이 불기 시작했으며 갑상선 기능 저하증, 편두통을 비롯한 온갖 질병이 찾아왔다. 사실 포부를 이루겠다고 달려든 배짱 이면에는 순전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극도의 자신감 하락이라는 부담을 매일 짊어져야 했던 데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탓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러게 내가 뭐랬어라고 말했다. 내가 가장 두려웠던 건 이것이었다. 혹시 그들이 나를 제대로 본 거라면 어쩌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현실이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인생이 바닥을 쳤을 때 가장 좋은 점은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고, 연거푸 실패해본 사람이 가르쳐줄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용기이다. 나는 바닥을 친 후에도 내가 실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바로 그것이 내가 용기를 발휘한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내가 했던 모든 행동으로 내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4년 전 우울증을 극복해 보고자 인도 무예인 칼라리파야트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바로 그 결정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내 일상에 무예라는 요소를 추가한 사소한 변화가 삶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무예를 배운 첫날부터 마음을 치유 받는 기분이었다. 코끼리와 암사자 등 동물의 자세를 본뜬 큰 몸동작부터 각각의 동작에 담긴 의미와 가르침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그야말로 활기를 북돋워주는 경험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시 살아난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나는 이 일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쪽으로 타고난 사람처럼 잘 해내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 무예를 하면서는 어떠한 마음의 부담도 느끼지 않았고, 그래서 잘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그렇게 잘하기는 난생처음이었다.


어느 날 수업 중에 무예 선생님이 내 이름을 호명하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 친구는 언젠가 온 국민의 자랑거리가 될 겁니다.” 그날 집에 돌아간 나는 침대에 누워 가슴이 터지도록 엉엉 울었다.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은 일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생님은 나를 자랑스러워 하셨고, 그 순간 나는 자신감이 점차 회복되면서 이것이 내가 앞으로 평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칼라리파야트는 격렬한 신체활동을 수반하는 무예이므로 담대하고 강인한 내면의 힘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나는 칼라리파야트를 통해 경기장 안에서 싸우는 법을 배우는 것만이 무예 수련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무예는 삶의 모든 방면에서 강인한 전사가 되게 해주는 하나의 생활 양식이다.


내가 칼라리파야트로부터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어린 시절에 그랬듯이 다시 나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멋진 무예의 진정한 특징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칼라리파야트는 신체적 측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신체는 가시적인 부분일 뿐, 실제로 모든 무예의 첫 번째 목표는 심신 단련에 있다. 다시 말해 무예는 고유의 동작을 통해 자아의식을 증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사회정서적 역량 강화를 이끌어내는 무예의 힘을 진심으로 믿는다. 정신적인 문제를 비롯해 내가 껍질 속에 숨어 산 6, 7년간 앓았던 모든 병은 처음 무예 수련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완화되거나 완전히 사라졌다.


무예를 업으로 삼는 것은 전혀 계획에 없던 일임에도 결국 나는 전문 무예인이 되었다. 현재 나는 삶의 모든 면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나의 여정과 발전에 스스로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해준 말과 칼라리파야트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감사 인사를 누군가 전할 때마다 더욱 의지를 다지게 되고, 인생이 이렇게 흘러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경험에서 한 가지 배울 점이 있다면, 세상이 뭐라고 하든 당신은 실패자가 아니고 당신이 환상적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이 하나쯤 꼭 있다는 것이다. 단 한 순간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말자. 당신에게는 당신뿐이니까.

 

감사합니다.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