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구독하기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는 분기별로 발행되는 「ICM News」를 통해 센터소식, 무예에 관한 전문가 및 청소년 기고문, 연관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구독신청을 통해 센터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제목 [Martial Arts Globe] 심신수련(心身修練)을 솔선수범(率先垂範)하는 지도자(2편)

  • 조회수
    617
  • 작성일
    2021-11-25
  • 첨부

Photo by Thao Le Hoang on Unsplash, 본 사진은 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윤정주


현재 국기원 공인 태권도 6단이다. 1984년에 태권도수련을 시작하였고, 2006년부터 해외(예멘, 요르단, 영국)에서 다양한 국적의 제자들에게 태권도 지도해오고 있다. Cardiff Metropolitan University(Wales, UK)에서 PhD(Sport and Hearth Sciences) 과정 중이며, ‘태권도를 통한 이주민과 난민의 사회통합에 관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한편, 태권도수련에 의한 전인적 성장을 통해서 트라우마가 있는 수련생들을 돕는 데 관심이 있다.


1편 바로보기


소매틱스 이론; 일원론적 신체로서의 소마(soma)

소매틱스는 전체론(全體論, holism)을 기반으로 한다. 전체론은 생명 현상의 전체성을 강조하고,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총합보다 더 크다는 이론으로 포괄적이고, 의미 중심적이며 경험 중심적 패러다임이다(Haynes, 2009: 55). 토마스 한나(1988)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적인 패러다임을 넘어서 1970년대부터 소매틱스 이론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전 세계의 예술과 체육 교육자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했다. 소매틱스 이론은 영혼 (soul)과 육체 (Body)의 총체적 몸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소마(Soma)를 몸과 정신의 총체로 보는 일원론이다. 다시 말해, 이 이론은 몸에 마음과 영혼이 담겨 있다거나, 몸과 마음보다 영혼이 중요하다는 식의 이원론적 사고방식을 극복하고 몸과 마음의 유기적 연결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생리학적 질병은 심리학적 원인 즉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널리 인정되듯이 우리가 삶에서 겪는 모든 사건은 몸의 신체적 경험과 마음의 내적 경험을 구분하지 않는 총체적 경험(somatic experience)이라는 것이다.


소매틱스 교육은 정신과 신체의 심신 총체 즉 소마(soma)를 통합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이 교육방법은 신체와 정신의 유기적 작용에 의한 몸의 움직임을 재정렬하는 경험을 통해서 심신의 성장을 모색하는 교육방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전미현(2014)인간의 움직임은 신체와 정신의 통합적 산물이며, 인간의 신체와 정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p. 102)라는 소매틱스 관점을 노인들의 전인적 건강 증진을 위한 몸의 움직임 교육방법에 적용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내었다. 한편 소매틱스 교육 방법론을 정적인 신체 움직임인 요가, 동적인 신체 움직임인 댄스 스포츠에 접목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체육교육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한 무예 학술계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여인성, 2001).

 

심신수련 방법론; 터득(攄得)과 체득(體得)

앞서 본인은 김용운의 몸철학을 예를 들어 바른 몸의 움직임을 통한 심신수련이 바로 전인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였다. 소매틱스 교육 방법론은 심신수련의 일원론적 교육 방법론과 맥을 같이 하며 요가, 춤을 소매틱스 방법론에 적용한 것을 또한 예로 들었다. 그렇다면,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공부는 심신수련이라 할 수 있을까? 본인은 오경령과 장재용(2015)터득(攄得)과 체득(體得)’이라는 개념을 빌려와 이 질문에 답을 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부가 실천으로 이어질 때 이는 심신수련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오경령과 장재용에 의하면 책을 읽는 것과 같이 인식론적으로 바른 깨달음을 얻는 것, 즉 도를 함양하는 것이 터득이며, 터득한 도는 자연적으로 신체의 반복적인 움직임에 의해 덕을 쌓게 되는 데 이것을 체득이라 한다. 덕은 다시금 올바른 정신 능력을 향상하게 되는데 도덕(道德)의 순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른 도를 터득하고 덕을 체득할 때 도덕적 삶이 가능한데 이것을 다름이 아닌 심신수련을 통한 전인적 성장의 도모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예의 가장 기본적인 도()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임을 지도자의 교육과 모범으로부터 터득하게 된다. 무예 수련을 시작하기 전, 수련 과정 가운데, 수련을 마치기 전에 상호 간에 반복적으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므로 상호존중을 터득하여 덕을 쌓게 된다. 바른 호흡법을 터득하고 반복적으로 수련하여 그 방법을 체득하게 될 때 마음의 평안과 신체적 이완이라는 심신의 건강을 얻게 된다. 바른 발차기 자세를 터득하여 수없이 많은 연습으로 체득하는 것은 빠르고 강한 발차기뿐 아니라 또한 인내심을 체득하게 된다. 이렇게 체득된 인내심은 타자를 향한 인내의 태도 즉 관용을 체득하게 되는 과정이 된다. 상대방과 함께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는 공방(攻防) 연습을 통하여 시공(時空)을 차지하고 내어주는 체득을 통하여 협력과 배려를 동시에 체득하게 된다. 이렇듯 무예의 바른 심신수련은 신체 능력의 함양뿐 아니라 바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 공감의 능력 더 나아가 타자에 대한 바른 행동 즉 윤리적인 행동 등 전인적 성장을 가져온다.


무예 지도자들이 이렇듯 심신수련의 솔선수범을 통해서 먼저 전인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 이러한 솔선수범은 백 마디 말보다 제자들에게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되고 전인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바른 마음가짐, 바른 몸가짐을 가지게 된다. 자신을 존중하게 될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타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포용과 관용의 정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무예인의 자세, 자격을 갖춘 무예인의 모습이 아닌가! 이러한 참 무예인이 어떻게 성추행을 하며, 스승인 심판을 가격하며, 승부를 조작하며, 장애인,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함부로 대할 수 있겠는가!

 

심신수련을 솔선수범하는 지도자

서양에서는 심신수련의 전인적 교육과 맥을 같이하는 소매틱스를 의학에 적용하여 전인치료를 발전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체육계에도 적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오히려 동양 무예 전통의 심신수련의 방법은 무예 수련의 장에서 그 발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심신수련의 방법으로 제자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지도자들마저도 심신수련을 게을리하고 비즈니스적인 면에 치중하는 등 지도자다운 면모를 잃어가고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 무예 지도자들은 다시금 심신수련의 전인적 방법론을 회복해야 한다. 지도자 먼저 무예 수련의 바른 길()을 걸어 덕을 함양하는 솔선수범을 하여야 한다. 그럴 때 제자들 또한 우리 지도자가 걷는 길을 따라 바른 도의 길을 걷고 덕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자격을 갖춘 지도자는 본인이 지도하는 무예에 대한 지식과 수행능력은 지니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심신수련의 솔선수범을 보이는 지도자임을 저자 또한 다시금 되새겨본다.


참고문헌

김용옥. (1994).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 서울 통나무.

김용훈. (2016). 동양무도의 철학적 기반에 관한 연구.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24(2), 149-166

김이수. (2008). 한국문화 속의 신체문화. 한국학술정보().

남중웅 & 이정식. (2003). 전인교육실현을 위한 체육교육의 목표와 과제. 한국체육과학회지, 12(2), 459-472

송형석 & 이규형. (2009). 태권도수련과 도덕교육의 관계에 대한 소고.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17(2), 227-241

여인성. (2001). 동양무도사상의 소매틱 교육적 의미에 관한 연구.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9(2), 1-16

오경령 & 장재용. (2015). 동양무예의 윤리적 가치.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23(2), 79-104

이병준. (2007). 전인교육, 교과 분리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가능 - 체육 예술교과 평가 방식 전환과 전인교육. 중등우리교육, 28-31

이재학, 김창우 (2007). 현대 한국 무도에 보이는신체문화에 관한 연구. 한국체육과학회지, 16(2), 3-19

전미현. (2014). 소매틱적 접근을 통한 움직임교육이 노인들의 몸(Soma)에 미치는 영향, 무용예술학연구, 49(4), 101 - 121.

지동철. (2011). 무도수도의 본질과 정체성.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19(2), 53-73

Hanna, Tomas. (1988). Somatics. Cambridge: Da Capo Press.

Haynes, C.J. (2009). Holistic human development, Journal of Adult Development, 16(1), 53-60.

Yuasa, Yasuo. (1987). The Body: Toward an Eastern Mind-Body Theory. Alba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인터넷 신문기사

무예신문. (2014, 04, 10). 이규형 교수 태권도 순기능 제대로 활용해야강조. http://www.mooye.net/8164

오마이뉴스. (2014, 05, 28). 김혜수가 존경하는 태권도 사범... 이유 있었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96574

세계태권도연합뉴스. (2016, 06, 08). VOD(이규형 교수 첫번째 칼럼) 태권도가 왜 교육적이어야 하나?. http://www.wtu.kr/815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본 참고문헌은 1편의 참고문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