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국제무예센터

현대사회는 변동성이 높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이른바 VUCA 세상으로도 불린다. 유도는 청소년이 VUCA세상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데 필요한 자율성을 기르는 중요한 교육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유도 지도자는 현대사회의 특성과 니즈를 반영해 수련 과정을 고안해야 한다.

VUCA세상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현대사회는 점차 빨라지는 변화의 속도와 뜻밖의 변화(변동가능성, volatility), 예측 불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정보 부족(불확실성, uncertainty), 높은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가진 인터넷과 숨겨진 변수와 요인들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현상(복잡성, complexity)으로 점철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은 불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의사결정과 행동을 해야 하며 현상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게 내놓을 수 있다(모호성, ambiguity).

그러나 전세계 대다수의 청소년은 현대사회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교육을 받는다. 그 결과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 난관으로 작용하는 현대사회의 특징과는 동떨어진 현대세계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VUCA세상에서 시대에 뒤쳐진 교육을 받는 청소년은 과연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배울 수 있을까? 세상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이 자라나 미래에 주요 의사결정과 행동을 담당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사회가 감당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청소년을 수동적인 주체로 생각하기 때문에 청소년이 현대사회의 특징에 잘 적응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지 못하고 있다. 2050년 전세계 인구 중 21%를 차지할 청소년은 세상에 중대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von Braun, 2017).

비형식교육으로서의 유도

UN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했다 (1987). SDGs를 달성하기 위해서 교육 모델과 사회 내 청소년의 역할을 살펴봐야 한다. 교육은 변화의 주체인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변화의 주체란, 자신의 행동이 가족, 친구,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쳐 궁극적으로 더 나은 지속가능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공헌할 수 있는 주체를 의미한다.

VUCA세상에서 유도는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 요소인 자율성을 길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유도를 포함한 일반적인 무예를 이해하는데 있어 걸림돌은 무예교육이 학교교육과 마찬가지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학교교육은 평생학습의 일부분이고 교육이란 학교교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육은 다양한 장소에서 형식교육 혹은 비형식교육 방법과 서로 다른 교수자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Sabates & Yardeni, 2020, p. 16). 유도는 다른 무예와 마찬가지로 비전통적 교육 수단이 될 수 있다.

유도의 4단계 변천사

카노 지고로는 사회의 일반적인 특징을 반영해 유도를 수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Kano, 2008, p. 79) UNESCO-ICM은 무예의 명맥과 중요성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예의 적응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2021). 유도 역사를 살펴보면 유도 수련 목적이 사회의 니즈를 반영하면서 다양한 시기를 거쳤음을 알 수 있다(Nakajima & Thompson, 2012; Sánchez-García, 2016).

제1기는 교육 목적의 유도, 제2기는 군사훈련 목적의 유도, 제3기는 유도의 세계화, 제4기는 유도의 르네상스 시기로 정의할 수 있다(Mitsumoto et al., 2013). 여기서 유도의 르네상스 시기는 유도가 창시된 19세기로 회귀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반대로 카노 지고로가 주창한바와 같이 ‘교육을 위한 유도’의 초기 비전으로 돌아가고 현대사회의 니즈를 반영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도는 청소년의 자율성을 기르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시대적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유도와 자율성 향상

유도 수련 과정에서 청소년은 올바른 행동의 중요성을 배우고 자율성 향상시키며 자신이 스스로와 타인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선택을 내릴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청소년이 변화의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느는 효과를 가져온다.

VUCA 세상에서 자율성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중요한 토대인 비판적 사고능력, 주도적 학습능력, 지역사회를 위한 실천력, 사회 정의 의식 향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한다.

청소년의 자율성 향상을 돕는 유도 지도자를 위한 권고

무예 수업의 고유 요소인 구조와 규율은 자율성 향상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두 요소를 활용하면 자율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체육을 통한 자율성 향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는 유도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권고를 한다(How & Wang, 2016). 첫째, 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해 활동과 과제를 구성해야 한다. 둘째, 활동과 과제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 셋째, 유연하고 유익하며 권위적이지 않은 말투를 사용해야 한다. 넷째, 인내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지켜봐야한다. 다섯째, 학생의 입장을 고려해 학습의 부정적 효과나 학생의 일탈행동에 대처해야 한다. 여섯째, 가능하다면 학생에게 활동과 과제의 선택권을 줘야한다. 유도 지도자는 권고사항을 반영함으로써 청소년이 VUCA 세상의 지속가능성을 향상하는 변화의 주체로 자라나고 청소년의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무예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참고문헌

Amaral, P. M. T., & Gabriel, C. A. (2021). The Contribution of Judo to the Development of Key Cognitive Skills Needed in Contemporary Society. The Arts and Sciences of Judo, 1(1), 60–61. https://78884ca60822a34fb0e6-082b8fd5551e97bc65e327988b444396.ssl.cf3.rackcdn.com/up/2021/04/IJF-Journal-FINAL-web-16189163-1618916315.pdf

Gabriel, C. A. (2021). The Psychoneurobiology Behind Personal and Interpersonal Transformation Through Judo. The Arts and Sciences of Judo, 1(2), 18–21. https://78884ca60822a34fb0e6-082b8fd5551e97bc65e327988b444396.ssl.cf3.rackcdn.com/up/2022/02/The_Arts_and_Sciences_of_Judo_-1643815617.pdf

How, Y. M., & Wang, J. C. K. (2016). Creating an Autonomy-Supportive Physical Education (PE) Learning Environment. In L. W. Chia, J. W. C. Keng, & R. M. Ryan (Eds.), Building Autonomous Learners: Perspectives from Research and Practice Using Self-Determination Theory (pp. 207–225). Springer.

Kano, J. (2008). Energia Mental e Física: Escritos do Fundador do Judô. Pensamento.

Mitsumoto, K., Agemizu, K., Imamura, T., Shirase, H., Nakanishi, T., Inoue, K., & Hamada, H. (2013). Recognition of the Judo Renaissance Movement (No.3). Research Journal of Budo, 46, 95. https://doi.org/10.11214/budo.46.95

Nakajima, T., & Thompson, L. (2012). Judo and the process of nation-building in Japan: Kanō Jigorō and the formation of Kōdōkan judo. Asia Pacific Journal of Sport and Social Science, 1(2–3), 97–110. https://doi.org/10.1080/13854046.2012.743701

Sabates, R., & Yardeni, A. (2020).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and Education: Understanding Intersectionalities During Childhood. In R. Midford, G. Nutton, B. Hyndman, & S. Silburn (Eds.), Health and Education Interdependence: Thriving from Birth to Adulthood (pp. 13–34). Springer. https://doi.org/10.1007/978-981-15-3959-6_2

Sánchez-García, R. (2016). The development of Kano’s judo within Japanese civilizing/decivilizing processes. Asia Pacific Journal of Sport and Social Science, 5(2), 108–119. https://doi.org/10.1080/21640599.2016.1186583

Sheldon, K. M., & Ryan, R. M. (2011). Positive Psychology and Self-Determination Theory: A Natural Interface. In V. I. Chirkov, R. M. Ryan, & K. M. Sheldon (Eds.), Human Autonomy in Cross-Cultural Context: Perspectives on the Psychology of Agency, Freedom, and Well-Being (pp. 33–44). Springer.

UN. (1987). Report of the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Our Common Future.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content/documents/5987our-common-future.pdf

UNESCO-ICM. (2021). World Martial Arts: Towards a global overview. http://unescoicm.org/eng/library/bookreport.php?ptype=view&idx=7424&page=1&code=bookreport_eng

von Braun, J. (2017). Children as Agents of Change for Sustainable Development. In A. M. Battro, P. Léna, M. S. Sorondo, & J. von Braun (Eds.), Children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cological Education in a Globalized World (pp. 17–30). Springer Publishing. https://doi.org/10.1007/978-3-319-47130-3_2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