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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게임 속에 무예를 재현/담는 것이 가능한가?

  • 조회수
    520
  • 작성일
    2021-08-27
  • 첨부

Photo by Stillness InMotion on Unsplash, 본 사진은 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김용우


현재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며 웹툰을 준비 중에 있다. 무도는 태권도(ITF, WT), 킥복싱, 무에타이 등을 퇴근 후 취미로 해왔으며 각종 무도의 원류 및 특징, 게임 등 콘텐츠 제작 관련하여 나름대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은 ‘YES’라고 할 수 있다. ‘YES’라고 답을 할 수 있는 건 바로 모션캡처링이라는 기술의 존재 때문이다. 모션캡처링은 머리, , 다리, 관절 등에 센서를 달아 그 움직임들을 컴퓨터에 기록하는 것을 말하는데, 스포츠분야에서 선수들의 폼을 체크하는 용도로도 쓰이는 기술이다.

 



태권도국내 발매본. 일본판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한국어, 일본어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한 언어에 따라 캐릭터들의 이름도 달라진다. 그리고 일본어를 선택해도 게임 속 심판의 경례!, 준비 시작!” 이런 대사는 한국어가 유지되고 심판의 목소리 또한 글에서 언급한 이종목 사현의 목소리이다.


 모션캡처링이 게임에 적용 되기 이전 1994년 휴먼사에서 나온 슈퍼패미콤이라는 비디오게임기 전용 2D 게임인 태권도의 경우 재일교포 이종목 사현(7)* 2(부사범)* 시절 동작들을 영상으로 찍고 촬영한 영상들을 프레임별로 한 장 한 장 나눠 캐릭터의 움직임으로 그려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당시의 기술력으로써 게임 속에 무예를 담는 최선의 방식이었다. 이 덕분에 실제로 게임 속의 움직임들은 상당히 훌륭하다.




버추어 파이터를 플레이하는 모습으로 현실성 있는 움직임을 재현해 많은 인기를 누렸다.

3D 격투게임의 양대산맥인 버추어 파이터’, ‘철권등이 등장을 하면서 캐릭터들의 모습과 움직임들이 점점 현실에 있을 법하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철권의 한국인 캐릭터 백두산은 성룡 주연의 취권2의 악역 보스로 열연한 노혜광의 움직임들을 참고해서 만들었고 팔극권을 사용하는 버추어파이터의 주인공 유우키 아키라는 개문팔극권의 종사인 오련지 노사를 취재하여 얻은 정보를 토대로 3D 애니메이션 같은 캐릭터들의 움직임들을 만들어내 제법 현실성 있는 움직임들을 게임 속에서 볼 수 있었다.

 

 


철권3’에서 TAS 방식으로 화랑을 플레이하는 모습. TASTool Assisted Speedrun의 약자로 툴을 이용하여 게임을 빠르고 완벽하게 클리어라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 조작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후에 본격적으로 모션캡처링이 3D 액션게임들에 적용이 되기 시작했고 모션캡처링을 통해 해당 무배우의 움직임이 더욱 사실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모션캡처링을 통해 게임이 제작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아마 철권시리즈의 화랑이지 않을까 한다. 화랑은 남코사의 1997년작 철권3’부터 주인공 카자마 진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한국인 캐릭터이다. 재일교포 황수일 사현(7)*4(사범)* 승단을 앞둔 3(부사범)* 시절 모션 배우를 담당 했으며, 황수일 사현의 평도 움직임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잘 나타났다고 한다. 실제로 철권3의 인트로에서 화랑이 ITF태권도의 화랑틀**을 연무하는데 1997년이 제작년도인 만큼 그래픽이 다소 떨어지고 손 모양이 뭉개지거나 한 것 등을 제외한다면 동작 자체는 매우 훌륭하게 잘 담아냈다. 이 점은 황수일 사현 본인도 감탄하며 인정한 부분이다.


 


반삭 머리에 공사장 인부 복장을 하고 화려한 발차기 위주의 격투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릭(Rig)이다.

2012년도에 코에이 테크모사에서 유통한 데드 오어 얼라이브5’에 새로 추가된 캐릭터 들 중 하나인 의 경우 앞서 언급한 슈퍼패미콤의 태권도 게임 제작에 모션 배우로 참가했던 이종목 사현(7)*의 제자인 카타오카 토모야스 사범(6)*이 모션 배우로 참가했다. 카타오카 사범 또한 센서가 달린 검은 타이즈와 검은 신발을 착용하고 3~4시간의 작업을 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카타오카 사범 본인이 자유롭게 기술들을 선보이고 제작진이 요청하는 추가 움직임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어떤 기술들이라도 데이터로 찍어면 어떻게든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타오카 사범의 말을 따르면 게임 속의 움직임은 자신의 움직임보다 빠르게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 게임상에서 캐릭터가 선보인 자신의 움직임들을 봤을 때는 저 움직임이 내가 맞나?’ 싶었으나 게임을 한 사람들이나 본 사람들은 카타오카 사범의 움직임이 맞다고 하여 그렇구나했다고 한다.

 

모션 배우들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었고 해당 게임들을 플레이 할 시에 저런 기술을 그럼 모션 배우가 시연 한 거야?’와 같은 반응이 나오게 만드는 기술들이 심심치 않게 보일 것이다. 과연 저런 말도 안되는 기술들을 모션 배우들이 시연한 거냐고 물어본다면 답은 아니오이다. 모션 배우들의 움직임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 속 캐릭터들의 움직임으로 사용하는 건 맞다. 그러나 게임에 모션 배우들의 움직임들을 그대로 가져다 쓰지는 않는다. 모션 배우들의 움직임 데이터는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밑그림과 같은 존재로 모션 배우들의 움직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제작진들의 상상력이 동원되어 만들어진 게 게임 속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다. 이 부분은 철권 디렉터 하라다 카즈히로씨도 이야기를 했었다. 이로 인해 본래의 무예와는 다소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철권3 인트로에서의 화랑틀 시연 


 


철권 화랑 모션 배우 황수일 사현의 화랑틀 시연 




캐나다 조엘 데니스 사범의 화랑틀 시연 


앞서 말했던 모션캡쳐링은 스포츠분야에서 선수들의 폼을 체크하는 용도로도 쓰인다고 했는데, 황수일 사현, 카타오카 사범 두 분 모두 자신의 움직임에 대해 반성해야 할 점이 보인다고 하기도 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단순히 모션 배우들의 움직임들을 전부 데이터로 찍어내서 특정 캐릭터가 해당 모션 배우의 무술 동작들을 전부 시연할 수 있게 만드는 건 가능하다. , 게임의 경우 제작진들의 상상력이 가미된 동작들이라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여담으로 일본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격투게임에 모션 배우의 움직임들을 리얼리티를 높인다는 생각으로 거의 그대로 많이 사용을 한다는 것에서 미국과 일본의 스타일 차이를 앞서 언급한 하라다 카즈히로씨가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인간의 움직임을 최대한 비슷하게 묘사하는 축구나 야구 등의 게임과는 달라야 한다는 게 격투게임으로써의 모션캡처링이라고 말하기도 했.

 

* ITF 태권도의 경우 1~3단은 부사범, 4~6단은 사범, 7~8단은 사현, 9단은 사성이라는 일종의 계급을 갖게 되며 계급별로(특히 유급자~사범까지) 도복도 달라진다.

 

** ITF 태권도는 WT 태권도와 용어가 많이 다른데 그 중 하나가 틀이다. WT의 품새에 해당하며 태극, 고려, 금강 등의 이름으로 존재하는 WT와는 달리 ITF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하여 단군, 화랑, 충무, 계백, 연개, 유신, 광개 등의 이름으로 24개의 틀이 존재한다. 틀의 이름을 보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