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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ITF 태권도를 통한 한국사 배우기 - 1

  • 조회수
    690
  • 작성일
    2022-06-17
  • 첨부

Photo by Camila Sanabria on Unsplash본 사진은 글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ITF 태권도를 통한 한국사 배우기 - 1

 김용우


작가 소개: 현재 디자인 계열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무예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ITF, WT, 킥복싱, 무에타이, 합기도 등 여러 무예들을 경험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연구를 해온 내용을 반영한 웹툰과 같은 콘텐츠들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F 태권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흔히 태권도의()’ 또는かた(카타)’ WT 태권도의 태극 1~8장과 고려, 태백 등과 같은품새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다.

 

ITF 태권도에서는 이러한 형을이라고 부르는데, 틀에는 종주국 대한민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어느 정도의 한국사 홍보 및 교육도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ITF 태권도에는 계파를 불문하고 24개의 틀이 존재하는데, 하루 24시간을 의미한다. 틀은 각 유급자*의 급수와 유단자*의 단수에 따라 다르며 각 틀의 의미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유급자

9 ~ 1급까지의 과정에 있는 수련자를 일컫는다.

 

*유단자

1 ~ 9단까지의 과정에 있는 수련자를 지칭한다. ITF 태권도에서는 유단자 중에서도 계급과 같은 호칭이 존재하며 그에 따라 입는 도복의 형태도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1~3단은 부사범, 4~6단은 사범, 7~8단은 사현 그리고 9단은 사성이라고 한다계파별로 도복에 계급장과 같은 추가적인 패치가 붙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연무선(diagram)

연무선이란 WT 태권도의 품새, ITF 태권도의 틀가라데의 카타 등에서 동작을 연무하면서 이동하며 그리는 이동 경로를 의미한다. ITF 태권도에서의 연무선은 형태에 각각의 의미가 있고 틀 이름과도 관련이 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첫 번째 틀 – 9급 천지

천지(天地) 의미 그대로 하늘과 땅이라는 의미이다. 만물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틀이며 연무선*(diagram)은 십자()이다. 십자의 의미는 ITF 태권도의 틀에 있어서 완벽 혹은 정의로운 인물을 의미하는데 천지 틀에서 십의 의미는 완벽으로 가기 위한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십자의 두 획은 각각 하늘과 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강산과 강토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추측이 된다. 만물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첫 번째에 배치되었다.

 

두 번째 틀 – 8급 단군

대한민국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단군왕검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국의 시조 즉 한국의 시작이라는 의미인 만큼 만물의 시작이라는 의미의 천지 바로 다음 순서에 배치되었다. 연무선은 공() 형태를 띄고 있으며 ITF 태권도의 틀에 있어서 본래 한자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공의 의미는 공을 세운 사람, 위대한 업적을 세운 사람이라는 의미를 두고 있다. 한국사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인물로 만물의 시작인 천지 다음의 순서에 배치가 되었다.

 

세 번째 틀 – 7급 도산

도산은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1878~1938)의 호 도산에서 따온 이름으로 연무선은 공() 태이다안창호 선생은 단군을 존경했던 인물로 독립운동을 위한 노래 대황조의 높은 덕을 작사했다가사를 보면 그의 단군에 대한 존경심을 알 수 있다이런 의미로 단군 다음의 순서에 배치가 되었다.

 

네 번째 틀 – 6급 원효

해골물의 깨달음으로 유명한 신라에 불교를 널리 전파한 위대한 승려 원효대사의 원효에서 따온 이름이다. 연무선은 공() 형태이다.

 

다섯 번째 틀 – 5급 율곡

십만 양병설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 조선의 학자이자 문신 율곡 이이의 호에서 따온 이름의 틀이다. 연무선은 사() 형태를 띄며 그가 학자이자 문신이었다는 의미이다.

 

여섯 번째 틀 – 4급 중근

하얼빈 역에서 한일합방의 주역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안중근 열사의 존함을 딴 이름의 틀이다. 32개의 움직임으로 이뤄져있는데, 32는 안중근 열사가 타계했을 때의 나이를 의미한다. 연무선은 공() 형태를 하고 있다.

 

일곱 번째 틀 – 3급 퇴계

조선의 학자이자 문신이며 성리학의 권위자였던 퇴계 이황의 호에서 따온 이름의 틀이다. 그러한 이유로 연무선은 사() 형태이다.

 

여덟 번째 틀 – 2급 화랑

신라에 기원을 둔 관리 및 군인을 양성하는 청년, 청소년으로 이루어진 심신 수련 및 교육단체 화랑에서 따온 이름의 틀이다. 연무선은 공() 형태를 띄며 황산벌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김관창이나 김반굴과 같은 화랑들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두고 있다.


아홉 번째 틀 – 1급 충무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이며 임진왜란에서 32전 32승 불패의 신화를 쓴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시호에서 따온 이름의 틀이다. 연무선은 공(工) 형태를 하고 있다. 마지막 동작이 왼손 공격으로 끝나는데 이것은 이순신 장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의미한다. 한국사 대표적 영웅인 만큼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기에 부사범(1~3단)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열 번째 틀 – 1단 첫 번째 광개 
고구려를 당당한 강대국으로 만든 고구려 19대 왕 한국사 최고의 정복 군주 광개토대왕 고담덕에서 따서 지어졌다. 연무선은 토(土) 형상을 띄고 있으며 그의 칭호처럼 영토를 넓힌 왕이라는 의미이다. 39개의 움직임으로 이뤄졌으며 39의 의미는 왕위에 오른 해인 서기 391년의 앞 수 두 자리를 의미하는데, 세상을 떠난 나이와도 일치한다. 1단으로 승단을 했다는 건 즉 실력자가 되었다는 의미를 고구려를 당당한 강대국으로 만든 왕이라는 것에 비유하여 이 순서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열한 번째 틀 – 1단 두 번째 포은 
단심가*를 지은 학자이자 문신 포은 정몽주의 호 포은에서 따온 이름의 틀이다. 연무선은 일(一)자 형상이며 의미는 포은 선생께서 지은 단심가처럼 위기의 고려 말 왕과 나라에 대한 일편단심을 의미한다. 실력자가 되었어도 앞으로도 변함없는 마음가짐으로 수련에 임하라는 뜻으로 이 순서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단심가: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열두 번째 틀 – 1단 세 번째 계백 
백제를 지키기 위해 황산벌에서 5천 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김유신 장군이 이끄는 신라의 5만 군사를 상대로 결사항전을 했던 백제의 위대한 장군 계백 장군의 존함을 따서 지어졌다. 연무선은 (|)형태를 띄는데 결사대와 함께 전투에 임하는 그의 엄격한 마음가짐을 나타낸다. 2단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써 계백 장군의 이러한 마음가짐을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이 순서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2편에서 계속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