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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무예 하는 여성: 난민 가라테 챔피언 미나 아사디(Meena Asadi)의 여정

  • 작성일
    2025-10-27
  • 첨부


무예 하는 여성: 난민 가라테 챔피언 미나 아사디(Meena Asadi)의 여정

미나 아사디(Meena Asadi)


<미나 아사디(Meena Asadi)>

남아시아 가라테 메달리스트이며, 아프가니스탄 가라테 연맹 전 회원이자, 카불 최초의 남녀 합동 가라테 도장 설립자임(2011.8. ~ 2015. 11.). 2016년 1월부터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보고르(Bogor)에 있는 시사루아 난민 쇼토칸 가라테 도장(Cisarua Refugee Shotokan Karate Club, CRSKC)설립자이자 현 감독으로 일하고 있음.

무예 그 너머

무예는 저에게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마치 생명줄과 같았거든요. 저는 여성이자 난민으로서 수많은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고향을 떠나와서 불확실성 속에 새로운 환경에서 삶을 다시 꾸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습니다. 때로는 이러한 어려움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무예를 통해 저는 저 자신조차 미처 알지 못했던 제 안의 강인함, 규율, 회복력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매트 위에서의 수련은 저에게 자기 방어 그 이상을 가르쳐 줬습니다. 자신감, 집중력, 그리고 체육관 밖에서도 어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줬습니다. 모든 펀치, 발차기, 수련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는 고난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고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처럼 무예는 제가 제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을 만큼 통제할 수 없는 것 투성이라고 생각했을 때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줬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장애물 없이 스포츠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남자아이들을 보면서 왜 나는 자유롭게 스포츠를 할 수 없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왜 단순히 여자라고 스포츠와 다른 사회 활동에 방해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의구심이 제 활동을 가로막는 성별 장벽을 허물도록 동기를 부여해 줬습니다. 이렇게 저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제가 가라테를 더욱 전문적으로 계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이제 가라테를 시작한 지도 20년이 되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저는 전국 가라테 연맹 회원이었고 제 가라테 도장도 운영해서 150명이 넘는 소년 소녀들에게 가라테를 가르치기도 했었습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대부분은 불안한 정세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도 했고 탈레반 정권은 여성과 여아들은 극심하게 억압하기 때문에 여성 선수들은 스포츠에서 배제됐습니다.

저는 제 앞의 문제가 크면 클수록 더 열심히 노력하는데 그게 제게 가장 중요하고 또 동기를 부여해주는 점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 수련을 시작했을 때 가족과 사회 모두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가 심할수록 제 의지만 더 굳건해지고 저는 흔들림 없이 수련을 계속해나갔습니다. 

탈레반으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및 여아들이 일, 교육, 스포츠를 하기 더욱 어려워진 이후 저는 더 많은 여아들이 참여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 왔습니다. 저는 여자 아이들이 스포츠를 하면서 더욱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여성과 여아들은 스스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부정적인 사고방식도 타파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가라테가 단순한 무예나 스포츠 그 이상이라고 믿는 이유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들은 여아들, 특히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한 아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영감으로 작용했습니다. 많은 여아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묵살되거나 잠재력이 무시당하는 환경에서 자랍니다. 저는 무예를 통해 그들에게 스스로가 얼마나 강인하고 유능하며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지 가르쳐줍니다. 훈련의 규율, 링에 설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는 여아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무예에 회복탄력성이 더해지면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2016년 인도네시아 시사루아 난민 쇼토칸 가라테 도장 (Cisarua Refugee Shotokan Karate Club, CRSKC) 이야기입니다. 얼마 안 되는 난민 어린이들과 함께 시작한 작은 프로그램은 영감을 주는 움직임으로 커졌고 가라테를 통해 난민 여성, 여아,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역경 속의 시작 (2016)

2016년 인도네시아 난민들의 삶은 불확실성으로 점철됐었습니다. 일할 권리도, 정규 교육을 받을 권리도 없었던 난민들은 고립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열정적인 가라테 수련자이자 공인 사범인 저로서는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저에게 무예는 단순히 규율과 건강한 신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피난민들의 존엄성과 삶의 목적을 다시 찾아가는 방법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기본적인 시설조차 없이 저는 인도네시아 보고르 서자바주 시사루아 (Cisarua, Bogor West Java)에 있는 어둡고 엉성한 도장에서 '시사루아 난민 쇼토칸 가라테 도장 (Cisarua Refugee Shotokan Karate Club, CRSKC)'이라는 이름으로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수련생들은 맨 매트에 도복도 빌려 입고 장비도 없이 의지 하나만으로 수련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원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난민,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다시 한번 강인힘과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도장을 짓고 싶었거든요. 

성장과 초기 성과 (2017-2018)

불과 1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소말리아, 수단 및 기타 난민 공동체 출신의 어린이, 청소년, 여성 수십 명이 CRSKC로 몰려들었습니다. 대부분에게는 이것이 조직 스포츠를 해보는 생애 첫 경험이었습니다. 

열악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저는 규율 있고 체계적이며 경쟁적인 수련을 진행하기 위해 신경 썼습니다. 2017년에 저의 학생들은 이미 인도네시아 지역 가라테 대회에 참가하게 됐고 대부분 난민 선수들에게는 경기에 참가해 겨뤄본 것은 이번이 생애 처음이었습니다.

2017년: CRSKC 학생들은 보고르 시 (Bogor city) 지역 선수권 대회에서 첫 메달을 땄습니다. 상당히 경이로운 성과였으며 덕분에 학생들도 진심으로 소속감과 희망을 느끼게 됐습니다.

2018년: 도장에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이 50명이 넘었고 여아들 가입도 늘어났습니다. 몇몇 어린 여성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서 난민 여아들은 스포츠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도 타파했습니다.

더 커지는 기회 (2019-2020)

2019년에는 CRSKC는 난민과 인도네시아 지역 사회 모두에서 유명해졌습니다. 훈련 세션은 문화 간 우정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고 인도네시아 선수들도 참여하여 지역 주민과 난민 간의 장벽도 허물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지역 및 지방 가라테 선수권 대회에서 난민 선수들이 수십 개의 메달을 땄고 여성 선수들도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무예에서 여성도 문화적 배경에 상관 없이 그리고 난민 출신이어도 크게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도장은 여러 제약에 직면했지만 CRSKC는 다른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엔난민기구 (UNHCR)과의 협력으로 난민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마스크, 위생 용품, 식량 패키지를 배포한 것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CRSKC는 난민 공동체의 편에 서서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습니다.

챔피언과 리더 육성 (2021-2023)

2021년부터 CRSKC 선수들은 더욱 탄탄한 명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CRSKC에서 훈련받은 많은 학생들이 지역 대회에서 꾸준히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가라테는 단순히 메달을 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중요한 규율, 존중, 그리고 회복탄력성과 같은 가치를 위한 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저희는 보고르 (Bogor) 지역 가라테 토너먼트에서 금, 은, 동메달을 여러 개 땄고 여성 난민선수들은 보조 사범으로 활동하며 어린 아이들이 도장에서 가라테를 배우고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국제 기구와 언론에서는 CRSKC 도장을 난민 주도의 여성 역량 강화 스포츠 이니셔티브의 상당히 귀한 사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CRSKC와 인도네시아 난민 공동체는 매년 수여하는 열렬한 세계 생명 사랑상을 수상하게 되어 큰 영광이었습니다. 이 상은 대만 주타관 교육문화재단 (Chou Ta – Kuan  Educational and Cultural Foundation, CTK)이 수여하는 것으로 타이베이 경제무역사무소(TETO) 자카르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CTK 재단 설립자 주친화 (Chou Chin- Hua)는 대만 생명 투사들을 이끌고 있으며, 제게 열렬한 세계 생명 사랑상을 수여하고 저의 자서전 "가장 어두운 곳에서의 빛"을 출판하여 저와 CRSKC의 이야기를 대만의 약 3,000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배포했으며 인도네시아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모든 수상자는 2023년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열렬한 세계 생명사랑' 시상식 및 공익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재단은 공식적으로 저를 대만으로 초청해 상을 수여해주고자 했지만 저는 난민 신분이라 대만에 갈 수 없었고, 그래서 결국 재단 측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와야 했습니다.

역사적 마일스톤 (2024-2025)

2024년부터 2025년까지 CRSKC는 인도네시아 난민 사회에서 확고한 명성을 다졌습니다. 설립 이후 200명이 넘는 난민 아동과 청소년들이 도장을 거쳐갔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인도네시아에 도착하기 전에는 무예를 한 번도 수련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2024년: CRSKC 난민 선수들은 지역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2개를 따며 도장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025년: 도장은 창립 9주년을 기념했으며 리더십과 경기 관련 자리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 선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CRSKC 선수들은 두 번의 가라테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2월 15일에 열린 첫 번째 대회에서는 여아 4명 및 남아 4명 총 8명의 참가자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2개를 땃습니다. 8월 10일에 열린 두 번째 대회에서도 여아 5명 및 남아 3명 총 8명의 참가자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2개를 땄습니다. 참가한 여아 선수들 모두 금메달을 따면서 가라테가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힘을 줬는지 보여줬습니다.

또한 CRSKC 소속 여아 6명 및 남아 4명 총 10명의 선수들이 9월 28일에 열리는 도 가라테 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코치로서 제게 메달 하나하나는 단순한 상이 아니라 회복력의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모든 승리는 난민, 특히 여성과 여아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의 희생자가 아니라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CRSKC의 중심에 있는 여성과 여아

CRSKC 여정에서 가장 영감을 많이 주는 부분은 난민 여성과 여아들에게 힘을 주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처음부터 저는 여아들에게 매트 위로 올라가 기대에 부응하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고 격려했습니다. 오늘날 바로 이 여아들이 지역 사회의 롤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한 어린 학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가라테를 배우기 전에 저는 수줍음도 많고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 스스로 강하다고 느끼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미나 선생님처럼 코치가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무예의 진정한 힘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체력을 넘어 자신감, 리더십, 미래에 대한 비전을 키워주는 것이 무예의 힘이거든요.

양성 평등에 기여

CRSKC의 이야기는 지속 가능한 성평등 발전의 살아있는 예시입니다. 난민 여성들에게는 현실적으로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가라테는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여아와 여성은 훈련, 경기, 리더십 역할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며, 이것은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평등이 달성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CRSKC가 1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저는 설립자이자 수석 코치로서 모든 난민 아동, 특히 여아들이 가라테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위해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 여정과 도장의 성과를 통해 저는 무예가 특히 여성과 난민에게 힘과 치유, 희망을 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싶습니다. 가라테를 통해 우리는 선수를 양성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스스로를 믿고 강인하게 나아가세요.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