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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다니엘 우(Daiel Wu)와의 인터뷰(무예를 통한 폭력 예방에 관하여)

  • 조회수
    17
  • 작성일
    2024-11-22
  • 첨부

배우 다니엘 우(Daniel Wu)와의 인터뷰 

- 무예를 통한 폭력 예방에 관하여 -


진 칭 (Gene Ching)


다니엘 우 (Daniel Wu)는 80편 이상의 영화 및 TV 작품에 출연한 유명한 스타입니다 (IMDb, 2024). 그는 홍콩 영화 톱 주연 배우 중 한 명이자 코미디가 아닌 미국 TV 쇼에서 주연을 맡은 최초의 아시아 남성입니다 (Ching, 2016, p.52). 다니엘은 많은 무예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무예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Ching, 2014, p.82). 그는 무예에서 배운 규율과 결의를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Ching, 2024. P.85)
그는 무예를 통한 폭력 예방이라 주제와 관련하여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와 인터뷰를 하기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내용의 간결성과 명확성을 위해 본 인터뷰는 편집됐습니다 (Wu, D 개인 인터뷰, 2024년 10월 14일)


무예에 입문하다
 “저는 물론 영화를 보고 무예를 배우고 싶기도 했지만, 호신을 위해서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영화 소림사 (Shaolin Temple)에서 이연걸 (Jet Li)이 하는 동작을 봤는데, 정말 큰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하지만 그 어떤 부분도 폭력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시아계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그런 동작이 제 문화권에서 나온 것이고 꼭 배워보고 싶을 만큼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예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있지만 폭력은 아닙니다. 무예의 예, 즉 ‘예술적’인 부분에서는 문화, 규율, 헌신을 배우게 됩니다. 역경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죠.
사람들은 싸움과 같은 상황들에 대비해 무예 수련을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수련을 받고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오히려 누군가를 해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예 수련을 하고 전문가 수준이 되면 수련을 받지 않은 사람과는 얽히고 싶지 않게 됩니다. 상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쉽게 다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의 부모님은 제가 무예를 배우면 학교에서 싸움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킬까 봐 무예 배우는 걸 반대하셨었습니다. 저는 상당히 활동적인 학생이었거든요. 하지만 일단 무예를 배우기 시작하자 오히려 반대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실제로 무예를 배우게 되면 정말 싸움에는 휘말리고 싶지 않거든요.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모든 수를 다 쓰게 됩니다. 무예 훈련을 하면 싸우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무예
“자녀들이 무예 배우는 걸 망설이는 부모가 있다면 잘못 생각하고 계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예 선생님들은 거친 싸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규율을 가르칩니다. 언제 무예를 써야 하는지, 아이들을 괴롭힐 때 쓰는 것이 아니라 토너먼트, 스파링, 자기 방어가 필요할 때만 써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물론 코브라 카이 (Cobra Kai) 학교처럼 싸움을 가르치는 곳도 있겠지만 오히려 90%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저의 딸은 현재 주짓수를 배우고 있습니다. 제 딸과 함께 주짓수를 배우는 아이들은 정말 다정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링에 오르면 무섭게 돌변하기도 하지만 절대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저는 무예가 이 어린 아이들에게 보람도 있고 인격 형성에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저의 딸도 배우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딸이 이번 주말에 토너먼트에 나갔는데 저는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에 대해 스스로 정말 많이 깨우치더라고요. 우리 딸의 목표는 한번 해보고 이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준비도 스스로 알아서 혼자 했고, 저는 ‘토너먼트 일자가 곧 다가오네’라고 한번씩 말만 걸었지 다른 관여는 일체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딸은 스스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진다는 것을 알 만큼 열심히 하더라고요. 이 모든 과정을 몸소 배운 셈이죠.
딸은 저에게 주짓수 동작인 뒤에서 목 조르기 기술 (Rear Naked Choke)을 써서 저의 목을 조를 수도 있을 정도지만 친구들에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딸은 이런 행동은 친구들과 수업 중에 하거나 토너먼트에 나가서 경쟁자들과만 하는 행동이지, 훈련을 받지 않은 친구를 상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무예에 비유하다
“주짓수의 또 다른 장점은 계속 지게 된다는 점이죠. 항상 자신보다 더 잘하는 사람한테 지게 되고 그래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웁니다. 폭력은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배웁니다.  무예를 배울 때는 폭력이 아니라 자기 통제가 필요합니다.
무예는 통제된 예술입니다. 상대를 해치지 않고 통제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딸이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점이 가장 큰 결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돌아와서 왜 졌는지 분석한 후에 계속해서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사실 삶이 그렇잖아요. 인생은 결코 쉬운 게 아니라 원래 역경으로 가득하니까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불안과 좌절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요? 그런 것들은 마치 쓰러지고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을 때와 같습니다. 그런데 무예를 배우면 끝없이 쓰러졌다 다시 일어서야 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스스로 그 과정을 즐기기 때문이죠. 그것이 바로 여러분을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무예는 정말 삶과 비슷합니다. "

분노 조절
"무예는 분노를 조절하고 분출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완벽한 방법입니다. 무예에는 샌드백이든 혹은 무엇이든 간에 물리적으로 분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신 안의 과하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분출하고, 다시 스스로 조절하여 건설적으로 표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분출구가 없으면 그런 부정적인 감정과 분노가 안에 담기면서 언제라도 화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길에서 누군가와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폭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예를 배워서 중심이 잘 잡힌 사람이라면 그런 식으로 폭발할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저는 대학생 때 바에서 안전경비로 일한 적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가 인생의 가장 큰 시험이었습니다. 당시 술 취한 손님들을 상대해야 했는데 사실 상대는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쓰러뜨리기가 정말 쉽거든요. 술에 취해 말만 공격적으로 할 때는 쓰러뜨리고 싶었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싸우기보다는 상황을 진정시키고 물러날 수 있으면 기분도 훨씬 좋죠.” 


가장 위대한 무예
 “무예인으로서 저에게 가장 영예로웠던 순간은 제가 유럽에 머물 때였습니다.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파리에서 기차를 탔는데 웬 남성이 캐빈을 통해 오더라고요. 모호크라는 예전 펑크록 식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했습니다. 꽤 거친 모습으로, 통로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쏘아보면서 뭔가 싸움을 걸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좌석에 앉아 숨으려 했고 저도 여자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돌아앉았습니다. 그때 그 남성이 제게 다가왔고 저는 함박웃음을 보이며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우리는 어쩌다 결국 대화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왜 이렇게 화가 많이 나셨어요?’ 남성이 등에 멘 가방에는 동물 모양 털인형이 두 개 달려있더라고요. 그리고 남성은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는 아일랜드에서 왔고, 난투극을 벌이다 사람을 살해해서 현재 도망자 신세인데 가방 속의 동물 모양 털인형 두 개를 아이들에게 보내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인형을 주면 아이들에게 소포로 보내줄 테니 주소를 불러달라고 했죠. 그래서 상황이 평화적으로 정리됐고 우리는 서로 허그를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그때 무예인으로서 저는 스스로가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상대는 체구가 저보다 훨씬 작아서 제가 쉽게 제압할 수도 있었지만 폭력을 쓰는 대신 오히려 정 반대로 차분하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물어보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상대는 술에 취했고 분노로 가득했고 어디에라도 그런 분노를 분출하고 싶어하는 상태였지만 일단 부드럽게 다가가서 이야기를 해보면 상대도 결국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하다 눈물도 보이더라고요.
후에 저는 동물 모양 털인형을 소포로 보냈고 나중에 남성의 아내가 제게 정말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편지에는 남편이 힘든 삶을 살았고 슬프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편지를 액자에 넣어서 보관했고 아직도 액자는 홍콩 집에 걸려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게도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전이었다면 나 자신을 방어하려고만 하거나 싸우려고 했을 텐데 그때 그 상황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했습니다. 무예를 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뭔가 잘못돼도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감정적으로 안정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거나 분노를 분노로 되갚기보다는 감정적으로 차분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에게는 제가 평온하게 보였을 것이고 그래서 저도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큰 교훈을 얻었죠.”

평화를 찾아서
"무예를 연마하면 자연스럽게 평화를 위한 길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균형의 문제이고 감정적인 안정 상태에 도달하고 싶거든요. 단순히 신체적인 힘뿐만 아니라 내 안의 힘을 찾고 그런 힘을 키우게 되고 그럼 자신감이 생기고 폭력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물론 눈앞에 폭력의 위협이 느껴지면 대처를 해야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 폭력을 피하고 거리를 두다 보면 자연스럽게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상황은 생기지 않게 됩니다."


<참고문헌>
Ching, G. (2014) ‘Chollywood Rising: Interview with Daniel Wu’, Kung Fu Tai Chi, November+December 2014, pp. 82-85.
Ching, G. (2016) ‘Into the Badlands with Daniel Wu’, Kung fu Tai Chi, January+February 2016, pp. 48-54.
IMDb: (2024) Daniel Wu [Online] https://www.imdb.com/name/nm0943079/ (Accessed: 18 October 2024)
Wu, D (2024). Interviewed by Gene Ching, UNESCO ICM
Lead photo: AMC (2016) Kung Fu Tai Chi [Cover photo] Fremont: TC Media, Intl. 

※ 본 글은 저자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