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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artial Arts Globe] ‘건강한’ 사회를 향해: 무예 훈련을 통한 사회적 응집력 강화

  • 조회수
    476
  • 작성일
    2023-06-21
  • 첨부


‘건강한’ 사회를 향해: 무예 훈련을 통한 사회적 응집력 강화


Martin Minarik


Martin Minarik는 현재 독일 게오르크 아우구스트 괴팅겐 대학(Georg-August University of Göttigen) 스포츠 과학원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 doctor)이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UNESCO ICM에서 주관하는 ‘제3회 무예전문가연수사업(MARIE)’에 참여하였고,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대한민국 태권도 활동의 규범, 가치, 이상의 성과’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활동 이외 무예 교육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 올림픽 스포츠 협회, 발달을 위한 스포츠 전문가 멤버인 동시에 Martial Arts for Peace(martialartsforpeace.org) 공동 창시자이다. 

2023년 5월, 세계보건기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보건 위기가 종식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UN 뉴스, 2023).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회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활발히 시행되었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으로 인해 아동 및 청소년들의 사회적 능력이 감소했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관련하여 팬데믹이 진행 중이었던 당시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정책에 대한 미디어 담론의 강도가 높아졌고, 기후, 정체성, 젠더 등의 주제에 대한 사회적인 담론 또한 함께 격화되었다.

물론 이는 유럽 중심적인 주관적 관찰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의 여부는 독자의 자유에 달려 있다. 그러나 우리는 팬데믹 현상을 통해 사회적 응집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정부와 개인, 가정, 지역 사회의 재정 안정성에 기반하지 않으며, 개인 간 사회적 관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지에 기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사회적 관계는 우리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것이 아니며 우리 행동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우리는 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적 응집력을 향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와 체육, 무예 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스포츠와 무예를 통해 어떻게 사회적 응집력을 향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우선 어떻게 여러 특징과 ‘능력’에 기반해 사회적 응집력을 개념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간단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사회적 응집력의 개념화

사회적 응집력은 여러 연구에서 지적한 것처럼 단일 정의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며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다(시에퍼 외, 2016:579). 스레터와 울콕의 연구(2003)에 따르면 주로 사회적 응집력에 대한 관계적 개념에는 결속(bonding), 교류(bridging) 및 연계(linking) 능력이 포함된다. ‘결속’이 같은 믿음과 가치, 정체성을 가진 개인 간의 끈끈한 관계를 의미한다면, ‘교류’는 서로 다른 믿음과 가치, 정체성을 갖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단단한 관계를 가리킨다. ‘연계’는 개인이나 기관, 대표 사이에 맺은 기능적 관계를 의미한다. 

랑거 등이 개발한 사회통합지표(Social Cohesion Index)와 함께 생각해 보면(2016), 결속과 교류, 연계의 자질을 기반으로 ‘믿음’, ‘(불)평등’, ‘정체성’을 묘사하는 게 가능해진다. 


스포츠와 무예를 통한 사회적 응집력 향상 훈련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무예는 인간 상호작용에 집중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강력한 감정과 의미가 촉발하도록 하여 사회적 경험과 학습을 유도한다. 특히 결속과 교류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의 경우 스포츠와 무예 훈련을 통해 발달시키기에 적합하다. 왜 그럴까? 왜 무예가 가장 적합한 걸까?

우리가 ‘전통 무예’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수련은 ‘품’ 또는 ‘스파링’ 수련으로 구성되는데,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품 수련과 스파링 수련 모두 결속 및 교류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데 탁월한 가시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미나릭, 2023).


무예 수련을 통한 결속과 교류

무예에서 품(forms)은 공격 및 방어 동작의 순서를 가리키는 표현이며, 개인, 단체 등 진행 형태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 칙센트미하이의 플로우 모델(1990)에 따르면 품 수련 시 개인의 경우 몰입(flow)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단체의 경우 집단적 몰입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빅터 터너가 커뮤니타스(communitas)라 칭하는 일종의 공동체 의식, 또는 육체적으로 동일한 경험을 할 때 생기는 결속 내지 소속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품 수련을 통해 무예인은 커뮤니타스를 함께 경험하고, 평등과 신뢰, 공동 정체성을 형성하여 결속을 학습하게 된다(미나릭, 2023).

무예에서 스파링은 사전에 합을 맞춰 진행하는 비경쟁 격투를 가리킨다. 스파링의 주요 목표는 승리가 아닌 학습이며, 폭력이 아니라 폭력의 사회적 조절 연습으로 표현되어야 한다(오시아, 2019). 오시아의 연구에 따르면, 스파링에서 펀치, 킥 등 격투 동작은 폭력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로 변화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격성, 공포감 등의 감정 또한 절제하는 형태로 발현된다. 즉, 스파링은 폭력이 아닌 ‘갈등’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며, 동시에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학습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규칙과 과정에 집중하는 스파링 형태에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며 신뢰와 존중을 학습하는 것이다. 한편, 수련생은 자신감과 임파워먼트를 제고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동시에 스파링 과정을 통해, 위협적이거나 심지어 모순된다고 느꼈던 정체성이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관점의 변화를 겪을 수 있고, 서로 대치하더라도 규칙과 존중을 기반으로 타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미나릭, 2023).

이처럼 무예는 위에서 소개한 여러 형태의 훈련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의 응집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참고 문헌

Csikszentmihalyi, M. (1990). Flow: The Psychology of Optimal Experience. New York: Harper and Row.

O’Shea, J. (2019). Risk, Failure, Play. What Dance Reveals about Martial Arts Training.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Schiefer, D. & van der Noll, J. (2017). The Essentials of Social Cohesion: A Literature Review. In: Social Indicators Research, 132, 579-603.

Szreter, S. & Woolcock, M. (2003). Health by association? Social capital, social theory and the political economy of public health. In: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33, 1-18.

Turner, V. (1982). From Ritual to Theatre: The Human Seriousness of Play. New York: PAJ Publications.

UN-News. (2023). WHO chief declares end to COVID-19 as a global health emergency. 

https://news.un.org/en/story/2023/05/1136367 (accessed: 5/24 2023).

Minarik, M. (2023). “Martial Arts Praxis zwischen Kollektivkörper und Konfliktfähigkeit – Interkorporale Bewegungspädagogik zur Stärkung sozialer Kohäsion am Beispiel Taekwondo“. In: Kampfsport und Gesellschaft – Interdisziplinäre Zugänge zur Kampfsportwissenschaft. Band I (Hrsg. H. Bittmann & M. Meyer), Verlag Heiko Bittmann (S. 215-236).